‘분무형 옷’이란 키워드를 들었을 때 어떤 모습이 떠오르나요? 최근 패션계를 열광시킨 패션쇼가 있었는데요. 스프레이를 몸에 뿌려 단 10분 만에 드레스를 완성한 것. 액체가 패브릭이 되는 마법이 어떻게 일어난 걸까요? 게다가 친환경 물질이라는 이 기술, 패브리칸에 대해 알아봤어요. ‘패브리칸의 원리와 미래 섬유에 대한 이야기’
몸에 뿌리면 옷이 된다!?
파리 패션위크 뒤집어 놓은 퍼포먼스
연합뉴스
2023 S/S 파리 패션위크에서 가장 화제를 모았던 것은 다름 아닌 프랑스 패션 브랜드 '코페르니'의 퍼포먼스. SNS를 뜨겁게 달군 코페르니의 패션 퍼포먼스는 스프레이 드레스였는데요. 속옷 차림으로 등장한 유명 모델 벨라 하디드에게 액체 스프레이를 뿌리자 하얀 액체가 10분 만에 천으로 바뀐 것.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장면에 현장에선 감탄이 쏟아져 나왔고, 디자인 책임자는 모델의 팔과 목에 묻은 섬유들을 정리한 후 가위로 드레스의 트임까지 만들어 또 한 번 장내를 놀라게 했어요. 속옷만 입고 등장했던 모델은 온데간데없이 아름다운 화이트 오프숄더 드레스를 입은 여성만이 남아있었죠.
액체가 섬유 재질로 바뀌는 기술 패브리칸(Fabrican)
연합뉴스
액체가 섬유 재질로 바뀌는 마치 마법 같은 이 기술은 패브리칸(Fabrican)이라 불리는데요. 런던의 한 회사에서 개발한 패브리칸 섬유 스프레이는 스프레이 캔 안에선 액체로 있지만 피부나 다른 표면에 닿으면 섬유 재질로 바뀌는 신기술 원단이라고. 에어로졸 내부의 섬유, 액체 폴리머를 혼합한 소재가 공기와 접촉할 때 순식간에 부직포 소재로 굳어지는 원리인 것. 과학과 기술이 패션에 더해진 패브리칸 신기술 원단은 하나의 미래 섬유 방향성을 제시했고, 파리 패션위크를 빛냈죠.
섬유를 다시 원액으로 되돌릴 수 있는 친환경 소재
유튜브 크랩
일반적으로 스프레이를 생각했을 때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선입견이 있는데요. 하지만 패브리칸은 스프레이 안에서는 액체 상태를 유지하다가 몸에 닿는 순간 섬유로 바뀌고, 또다시 원액으로도 되돌릴 수 있는 친환경 물질이라고. 그렇기 때문에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친환경 소재로 패션 산업의 불필요한 공정을 단순화시켜 환경 보호에 도움이 된다고 해요.
코페르니의 공동 설립자 세바스티앙 메이어(Sebastien Meyer)와 아르노 베일랑(Arnaud Vaillant)은 "해당 드레스는 일반 드레스처럼 보관하고 옷걸이에 걸어둘 수 있고, 더 이상 입고 싶지 않다면 드레스를 다시 액체에 담근 뒤 뿌릴 수 있다"고 강조했어요.
보호복, 깁스 등 의료분야에도 적합
하이닥
파리 패션위크에서는 얇은 드레스로 구현됐지만 패브리칸은 두꺼운 패브릭으로 만들 수도 있어요. 원하는 두께로 여러 번 뿌려 원단을 두껍게 만들 수 있거든요. 또, 쉽게 찢어지지도 않는다는 장점이 있어 보호복, 깁스 등 의료 분야 활용에도 적합하다고.
글로벌 섬유 시장, 첨단 소재 활용한 의류 개발 활발
중앙일보
패브리칸처럼 첨단 소재를 이용한 의류 개발이 세계적으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데요. 옷이 단순 섬유의 집합이 아닌 과학의 결정체로 다시 태어나고 있는 것. 패브리칸 외에도 탄소나노튜브, 광섬유와 발광다이오드, 빛에 반응하는 염료 등의 신소재가 섬유와 결합해 새로운 기능성 의류 등이 개발되고 있다고. 국내에선 화재 현장으로 들어가면 열기에 의해 부풀어 오르는 형상기억합금 내장 소방복이 개발되기도 했어요.
오늘은 패브리칸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사실 패브리칸 분무형 옷은 2010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올해의 발명 50선’에 선정될 정도로 기발한 아이디어였어요. 이들은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 끝에 빛나는 결과로 많은 이들에게 박수를 받았죠. 미래에는 옷이 과학 그 자체를 입고 다닌다고 할 정도로 인체 모니터링 센서, 체온 유지 장치 등 각종 기능이 내장될지도? 그럼 다음에도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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